Nov 17, 2018

미안


답답함에 흘러나오는 짙은 한숨
얼굴을 부비듯 구기는
두려움을 부르는 지친 표정들
소환된 두려움은 결국 너를 찌른다.

나는 아무 일도 없는데
상대방이 내가 완벽히 모르는 다른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을까봐 불안해 하는 것일까?
순수한 두려움이다. 진심이다. 믿어달라. 어처구니 없겠지만 나는 그게 곧이라도 진짜가 되어서 현실로 펼쳐질까봐 금새 눈물이 고인다. 두려움은 바로 완벽한 평범함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아무일 없는 , 또는 그런 같아 보임에서 말이다.

오래 함께 할 거라 약속하던 손가락이 기어이 부러지던 .
이별을 통보받을 기대어 있던 딱딱한 방 벽. 기묘한 타이밍에 대해 알게 된 밥상머리.
충분한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도저히 되새길 추억조차 밋밋한 과거로 꺼진 줄 알았는데.
나를 괴롭히는 마지막 가시들이 남아있었다. 오늘의 너와의 관계에서는 이별장면을 겹쳐 일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화기 너머로 / 듣게 되는 / 다른 이성.
어쩌면 내게 너무도 익숙한 구조여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목소리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의구심이 만들어내는 나쁜 그림에 아무리 떨어본들, 현실이 무서우리라고는 정말로 펼쳐질때까지 알지 못했다.

물론 두려움은 이십대 초중반에 있었던 연애가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전화를 붙잡고 혼자 안방에 쓰러진 엉엉 울던 엄마. 밀레니엄의 새시대가 열리던 시절 전후부터 그는 (당시 열살이었다) 나에게 남자와 밤을 조심하라고 그렇게 일렀다. 이쯤오니 욕을 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문제를 모두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래. 그래서. 나는 어떡하면 좋지. 정말로 아무일 없어서 평범하게 지내고 있는 너로선 너무도 억울할 거야. 서운할 거야. 상처를 쏟아내는 게 창피하고 미안하다. 그런데 나는 답답하고 지친 표정과 목소리가 나에겐 너무도 익숙하다. 그래서 그게 너무 무섭다. 경직된다.  친숙한 모습 앞에 나는 외로움을 느끼기까지 한다. 그렇게 악순환이다

물론 네가 해결하거나 도와줄 일이 아닌 것은 알고 있다. 아무일 없을거야 믿으면 될까? 너를 믿고 사람도 믿으면 되는 걸까? 보이지 않는 것을 있다고 믿을 줄은 알았지만, 없다고 믿는 법은 모르고 살았나보다. 아니면 아예 거꾸로, 인생사 무슨일이든 얼마든지 일어날 있는 것이라며 차라리 느슨해지면 될까. 지나간 시절이 이렇게나 깊은 상처로 남아있을 몰랐다. 어쨌든 나는 이걸 해결해야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

Aug 28, 2018

singing in the rain




Earth in shadow, restlessly hold Labour's waiting, in silent hope For the promise, it longs to know What heaven holds Then the angels, in holy haste Lift their anthem, Your Saviour lays In a manger, in humble form Your King is born Hail the prince of heaven comes Angel choirs sound the call For this babe wrapped in a cloth is The incarnate word of God All the kingdom and its power Resting now in this child Prince of heaven Jesus, hope of the world This means mercy in fullest form Loving-kindness forevermore Son of David and Son of God He is Christ, the Lord Hail the prince of heaven comes Angel choirs sound the call For this babe wrapped in a cloth is The incarnate word of God All the kingdom and its power Resting now in this child Prince of heaven Jesus, hope of the world King of glory, we gladly greet Born in wonder and majesty Forever worthy, the earth will sing Oh, prince of heaven, we worship Thee King of glory, we gladly greet Born in wonder and majesty Forever worthy, the earth will sing Oh, prince of heaven, we worship Thee We can know Him, this prince of peace In light of mercy, confess our sin Lay our burdens at Jesus' feet And with gladness sing Hail the prince of heaven comes Angel choirs sound the call For this babe wrapped in a cloth is The incarnate word of God All the kingdom and its power Resting now in this child Prince of heaven Jesus, hope of the world





Grander earth has quaked before Moved by the sound of His voice Seas that are shaken and stirred Can be calmed and broken for my regard Through it all, through it all My eyes are on You Through it all, through it all It is well Through it all, through it all My eyes are on You It is well with me Far be it from me to not believe Even when my eyes can't see And this mountain that's in front of me Will be thrown into the midst of the sea Through it all, through it all My eyes are on You Through it all, through it all It is well Through it all, through it all My eyes are on You It is well, it is well So let go my soul and trust in Him The waves and wind still know His name So let go my soul and trust in Him The waves and wind still know His name So let go my soul and trust in Him The waves and wind still know His name The waves and wind still know His name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Through it all, through it all My eyes are on You Through it all, through it all It is well Through it all, through it all My eyes are on You And it is well with me

Jun 12, 2018

통제 하에




I lift my hands to heaven
here my heart surrendered
I tell my soul again
You are Lord of all

Though the seas are raging
You will speak and tame them
In you I find my rest
You are in control

...

I'll trust in only you
No one can add to Your perfection
You're the beginning and the end
More than I can comprehend
There is no one like you
Jesus



자꾸만 움켜쥐려는 손을 펴서 올리자
항복하고 그 마음을 내어놓자

당신이 모든 것의 주인이심을
내가 당신 안에서라야 쉼을 얻음을
모든 것 당신이 다스리심을

하루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많았는지
무언가 손해볼까봐, 잘못 결정할까봐, 후회할까봐
누가 알아주지 않을까봐 얼마나 노심초사하는지

그러면 이미 다 사라지고 없다
.
돌이 눈이 되고
바늘이 공기가 되고
전부였던 하루가 
영원 위에 한 점이 된다

Jun 7, 2018

취한 날


백년만에 취한 것 같아서 기념으로 글을 끼적여 본다
어차피 거의 아무도, 아니면 내가 믿을 만한 아주 조금의 사람들만 볼 페이지니까

오늘 아침에 별안간 너무 슬펐다
작년에 아파서 무지개 다리를 건넌 작은 개에 이어서
엄마 개도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빠가 동물보고 "얘 이상한데" 라고 하는 것은 괜한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아빠는 자신의 부모, 그리고 친구를 통해 죽음을 많이 경험한 사람이다
슬프지만 아빠 직감이 아주 좋다
너의 살아있음과 죽을 수 있음이
아주 멀리 있는 나를 하루 종일 괴롭힌다

너가 개이든지 사람이든지 상관없이
이토록 아픈 까닭은 아마
우리가 똑같이 살아있는 생명임을
그래봤자 몇년 거저로 숨쉬다 가는 삶임을
어쩌면 조금은 알기 때문이겠지
삶이 한 번 뿐인 줄 알지만
다음 생이 있다면 네가 내 친구로 태어났음 좋겠다.
꼭 그래 줘야해
아니면 이미 그러했던가

생일 때 선물받은 와인이 있었는데
집에 오프너가 없었고
칼이며 가위며 펜이며 숟가락 뒷꽁무니며 계속 후비적 대다가
라이터로 와인 병 목을 데우면 된다길래 한참을 기다리다가
결국 성질머리를 어쩌지 못하고. 젓가락으로 하염없이 파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내 코르크를 쑥 밀어 넣었다.

왜 아픈거야
왜 지금가는거야

아무 것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
네가 그만큼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이겠지

미안해
미안해

한국에 가는 비행기를 앞당겨야 한다
돈 아끼려고 엄청 한톨한톨 아끼다가도
가족 중에 누가 아프다고 하면
모든 계획과 모든 꿈이 다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미안해
미안해

보고싶다
보고싶다.

Jun 4, 2018

전문가

공유를 막아두셨길래 여기로 스크랩.



Wanny Lim
6시간
컴퓨터를 켜고 앉아서 두 시간 동안 멍하니 딴 생각을 했다.
일을 하기 위해 마음을 잡으면 '나는 전문가야.'라는 태도로 모든 것에 임한다.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른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전문가에게 그것은 일종의 수치가 된다. 인생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평생을 부단히 노력하지만 누구도 전문가가 될 수 없다. 매순간 연습은 없고 애초에 목표 조차 없이 태어났으므로 우리는 우리의 인생이 성공인가 실패인가 하는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대부분 그렇게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몹시 소중한 것들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동시에 내겐 아주 귀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은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각자 인생을 살고 있다. 각자의 삶에 대해 누구도 어떠한 잣대도 강요할 수 없고, 조금 다행스러운 것은 적어도 그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다. 비록 전문가 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리고 영원히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해도 그것은 전혀 슬픈 일이 아니다. 전문가라는 직함은 사실은 모두 어떤 목적과 용도를 갖고 있다. 무엇무엇에 대한 전문가는 또 달리 말하면 무엇무엇에 대해서만 잘 아는, 그러나 조금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무엇무엇에 기대어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어떤 특정 분야로 부터 비롯된 사람인 것이다. 전문가는 없다. 그러니 전문가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조금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Jun 1, 2018

마사지




건강한 마음. 뽀송뽀송한 마음.

그게 기껏해야 간신히 우리가 삶에서 가꿀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최소와 최선의 것이 아닐까
그건 잘 먹고 잘 바르고 잘 입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어려운 것을 피해서 쉽고 편안하게 상처 없이 걸어나와 살아남아지는 것이 아닐거야


1. 잘 못하는 건 잘 못한다고, 
거기까지는 해본 적이 없다고, 
알지 못해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웃으면서 말하기

2. 남이 잘 되는 일을 보고 
내가 그러지 못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보다, 
쉽게 얻었을거라는 억측 대신
같이 기뻐하기

3. 고마움은 고마움으로, 미안함까지 가지 않기
미안함은 미안함으로, 자괴까지 가지 않기

4. 내가 마음을 들인 일을
함부로 깎아 내려서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말하지 않기



Apr 28, 2018

무릎 탁1

현재 자신의 정체성과 멤버십에 기반을 두면서도(rooting) 그것을 본질화하지 않으며, 타자를 동질화하지 않고 상대방의 상황으로 이동(shifting)할 수 있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대화가 횡단의 정치이다. 31p


대부분의 예술은 "그가 나를 떠났구나."에서 시작된다. 상처를 준 사람은 상처에 대해 연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상처받은 사람은 그것의 구조와 원인, 역사를 규명하려 한다. 상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쪽은 언제나 '약자'이거나 더 사랑하는 사람이다. 때리는 사람은 "왜 그랬을까?"와 같은 의문을 가질 이유가 없고, 맞는 사람을 탐구할 필요가 없다. (...) 상처와 고통은 그 쾌락과 배움에 대해 지불하는 당연한 대가다. 사랑보다 더 진한 배움(intensive learning)을 주는 것이 삶에 또 있을까. 사랑받는 사람은 배우지 않기 때문에 수업료를 낼 필요가 없다. 사랑은 대상으로부터 유래-발생하는 에너지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내부의 힘이다. 사랑하는 것은 자기 확신, 자기 희열이며, 사랑을 갖고자 하는 권력 의지다. (...)

사랑하는 것은 상처받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상처에서 새로운 생명, 새로운 언어가 자란다. '쿨 앤 드라이', 건조하고 차가운 장소에서는 유기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 그러므로 편안한 상태에서 앎이란 가능하지 않다. 경계를 만났을 때, 가장 정확한 표지는 감정이다. 사회적 약자들은 자신을 억압하는 상황이나 사람을 만났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쉬운데, 이건 너무도 당연하다. 감정은 정치의식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감정이 없다는 것은 사유도 사랑도 없다는 것, 따라서 삶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근대의 발명품인 이성이 정적이고 따라서 위계적인 것이라면, 감정은 움직이는 것이고 세상과 대화하는 것이다. 감정의 부재, '쿨'함은 지배 규범과의 일치 속에서만 가능하다. 반응하는 것. 이것이 인간의 모든 느낌, 모든 즐거움, 모든 열정, 모든 생각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33-34p


인간의 삶은 구조에 대한 적응만이 아니라, 개인의 행위와 추구들로 이루어진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남성들과 여성들이, '피해자 논쟁'을 떠나 성 평등을 추구하고 있다.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과 관계의 환원론에 빠지기 쉽다. 단일 원인을 주장하고 '주적을 규탄, 타도'하기 보다는 문제가 전개되는 맥락에 대해 사유할 때, 문제가 구성되는 과정에 개입할 때, 자기 성장을 피하기 위해 타자를 찾는 일을 포기할 때, 다른 상상력을 가질때, 저항의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떠한 권력도 투명하게, 전일적으로 관철되지 않으며, 어떠한 전제 권력 아래서도 인간의 경험은 그 권력의 주조 방식을 넘어선다. 35p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지배 이데올로기나 대중매체에서 떠드는 것 이상을 알기 어렵다. 알려는 노력, 세상에 대한 애정과 고뇌를 유보하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 한나 아렌트가 말했듯이, 사유하지 않음, 이것이 바로 폭력이다. 45p 



차이가 차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차이를 구성한다. 53p



남성은 젠더를 경험하지 않기 때문에 (성별 제도로 인해 차별받지 않기 때문에) 아버지라는 성역할과 노동자, 시민,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은 갈등하거나 충돌하지 않는다. 61p



모든 재현(re-presentation)은 현실을 구성하는 담론의 일부이며 실천이기 때문에, 현실의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 92p



남성권력의 징표 중 하나는 성이다. 남성에게 섹스는 그의 사회적 능력의 검증대이기 때문에 '다다익선'이지만, 여성에게 섹스는 적을 수록 좋은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은 권력과 자원을 가질수록 많은 여성과 섹스를 한다. 반면, 가난하고 권력이 없는 남성들은 한 여성을 다른 남성과 공유한다. 계급과 섹스의 관계는 성별에 따라 정반대로 나타난다. 여성은 사회적 지위가 높을 수록 한 명의 남성하고만 섹스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많은 남성을 상대해야 한다. 108p



가족과 사회가 배타적인 공간으로 설정되고 가족이 친밀성을 독점하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분리되었다는 이데올로기가 등장하면서부터다.

(...)
한국은 강력한 가족주의 사회지만, 당위적으로 가족의 가치를 상요하고 신화화할 뿐이다. 가정폭력의 심각성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은 친밀성과 자발적인 상호 보살핌의 공간이 아니라 지나치게 도구적이다. '기러기 아빠'는 이 문제를 가장 잘 드러내는 사례이다. 이는 남성이 희생하는 현상이라기보다는, 가족이 자녀 교육의 성공, 즉 출세 지상주의와 경쟁 논리로 가득 찬 공적 영역에 얼마나 종속적인지를 보여준다. 120p


'섹스'는 뇌로 하는 것이지 성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발기는 혈액이 조직을 채우는 것인데, 이는 뇌의 역할이고 그 기능을 가능케 하는 '자극'의 내용은 철저히 사회적인 것이다. 125p






 -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지음, 교양인

Apr 20, 2018

Breakfast at Tiffany's OST - Moon River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달빛이 비치는 강, 넓기도 하지

I'm crossing you in style someday
언젠가 널 멋지게 건널거야

You dream maker
꿈꾸게 하는 이

You heartbreaker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

Where ever you're going I'm going your way
네가 어디로 흐르든지 나는 너를 따라 갈거야

Two drifters off to see the world

세상을 보기 위해 떠도는 두 사람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참 볼게 많은 세상이지

We're after the same rainbow's end
우리는 똑같은 무지개의 끝을 좇지

Waiting round the bend

강이 굽이치길 기다리며

My huckleberry friend
내 소중한 친구,

Moon river and me

달빛이 비치는 강, 그리고 나.

Apr 14, 2018

논문읽기_ 공공미술의 공론장 기능과 역할, 김소은(서울대 협동과정 석사), 2014



(....)

대표적으로 허버트 마르쿠제(HerbertMarcuse)는 생산성과 효율성의 논리가 지배하는 선진산업사회에서는 사람들의 비판 의식이 사라지고 체제 순응적 태도가 확산된다고 보았는데,그는 이를 “1차 원적 사회(one-dimensionalsociety)”라고 불렀다. 물질적 풍요와 획일적인 대중문화가 확산되는 “1차원적 사회”에서는 이성의 주요 기능인 비판이 마비된 체제순응적인 “1차원적 인간”이 양산되고 효율성이 절대적인 가치로 받아들여져 비판과 저항은 비효율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마르쿠제의 “1차원적 사회”개념에는 이전에 사회 변혁의 주체였던 노동자 계급을 비롯한 민중들이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사회 안으로 통합된 또 다른 구성요소가 되어 버렸다는 시각이 포함되어 있다.그렇기 때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민중이 아닌 다른 계층에서 변혁의 힘을 찾으려고 하였는데 부조리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현실을 초월하는 “상상력”이 특히 중요하다고 보았다.

마르쿠제는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등과 함께 프랑크푸르트학파를 구성하는 비판이론가로 분류되지만 그는 비판이론이 가진 한계를 지적하기도 하였다.그에 따르면 비판이론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개념을 갖고 있지 않으며 새로운 기대를 불러 일으키거나 성공을 보여주지 못하고,단지 부정적인 것으로만 존재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판과 부정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유토피아적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유토피아적 전망을 실현하는 데에서 “미학적 상상력”의 역할을 중시했다.

비판이론이 “상상력”, 특히 “미학적 상상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마르쿠제의 견해는 1970년대부터 나타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과 공론장으로서의 공공미술의 등장을 뒷받침해주기도 한다. 물론 예술영역은 기존 질서를 초월하는 유토피아적 의식을 간직하고 있으며 예술이 비판적 급진성과 해방성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것이라는 그의 믿음은 당대의 비관론에 비추어 볼 때 다소 과장된 면을 보여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의 개선 가능성과 삶의 실질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확장된 개념의 공공미술이 갖는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Feb 7, 2018

영화 <아이캔스피크(2017)>







영화 <로마서 8:37(2017)>, 신연식 감독



"교회 내에선 일반 신자들로 하여금 그런 내용들을 알게 하지 않는다. 그것이 한국 교회와 한국사회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국사회의 근대화 과정에 전체주의 시스템이 들어오면서 공동체적 가치를 중시하게 됐고 개인의 성찰이나 성장은 터부시해왔다.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만 가치를 부여받지 않았나. 국가의 위정자들이 국민을 계도 대상으로만 보는 것처럼, 교회 내에선 성도를 양육의 대상, 목양의 대상으로 본다

우리 10~20대 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을 다니느라 오히려 공부할 시간이 없듯이 교회에서는 정말로 기독교 정신인 철학, 기독교적 가치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너무 많은 성경 공부를 하고 잡다한 부수 업무가 있다. 본질과 부수적인 것이 굉장히 뒤바뀌어 있는 셈이다. 왜 하는지 모를 사업들까지 벌여놓고, 그것을 하느라 세월을 보낸다. 우리 인생이 공동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태워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보면 어느덧 '내가 왜, 무엇 때문에 탈진해있지?'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하지만 그 질문은 어디에도 물을 수 없는 질문이 된다. 불에 탄 삶이나 재가 된 사람만 남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기독교적 가치와 복음이 무엇인지, 은혜가 무엇인지, 죄가 무엇인지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아간다. 개개인이 공동체 밖에서도 올바르고 건강하게 홀로 서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 하게 만드는 거다. 그것이 바로 우민화라고 생각한다. 교화와 개인이 건강한 관계가 아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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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에 대한 이야기다. 원죄라는 건 '이 세상은 내가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을 피조물로 보지 않고 하나님처럼 되고 싶어하는 생각이다. 기독교에 따르면 우리의 존재 이유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수동적 존재다. 이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기독 신앙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이것이 인간에게 불편한 진실이고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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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과 악을, 창조의 원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가치판단을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판단을 해야 하고 내 행동에 대한 선택과 실행을 해야 한다. 단 우리가 구분을 하지 못한다는 점, 가치를 판단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기독교인이 말하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행동은 똑같은데 그게 무슨 차이냐'라고 할 수 있지만 신앙은 깊이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 생각한다. '나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고 정의를 외치는 것과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해도 될까요?'라고 하나님에게 묻는 것 사이에는 하늘과 땅 사이 크기의 차이가 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강함'은 후자다."


출처: 조이뉴스24, (http://joy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menu=701100&g_serial=1062445&rrf=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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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서 8:37> 중심에는 강요섭 목사의 성추행과 성폭행 의혹,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한다. 먼저 이 같은 내용에 중점을 두면서 성폭행을 당하는 구체적인 장면을 넣은 이유를 물었다.

이에 신 감독은 “취재를 근거로 여러 교회 사건들을 묘사한 부분이 많다. 어렴풋한 정보들이 있었지만, 피해자의 고통이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에 무지했다. (피해사건을) 녹취록과 지인들을 통해 전해 듣고, 남의 일이 아니라고 인식이 변화됐다. 우리 공동체 내의 일, 나와 아는 사람의 직접적인 증언이었다”며 “취재했던 내용들에 비하면 영화적 표현은 ‘적나라하지’ 않게 하려 노력했다. 많이 ‘순화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C.S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를 인용한 문구로 답변을 마무리 했다.

“하나님은 쾌락 속에서 우리에게 속삭이시고, 양심 속에서 말씀하시며, 고통 속에서 소리치십니다. 고통은 귀먹은 세상을 불러 깨우는 하나님의 메가폰입니다.” -C.S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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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건강합니까?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우리의 상처와 죄를 드러낼 때 한국교회가 건강해질까요?, 우리의 상처와 죄를 감출수록 건강해질까요?, 저는 우리 모두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크리스찬투데이, (http://www.christiantoday.co.kr/news/305492)

Jan 28, 2018

Y에게

며칠 전 아침에 설거지통에 쌓아 올려진 커피잔들을 보고 너가 떠올랐다.
14년 겨울에, 가시지 않는 긴장 속을 사느라 계속해서 커피를 부어넣는 나를 보고
너는 커피를 하루에 한잔만 마신다면 상을 주겠다고 말했었어.
독일에 온 지금은, 그렇게 커피를 마시지 않아. 처음에는 이곳에서 작은 잔에 파는 커피에 속으로 작게 경악했었는데, 지금은 거꾸로 한국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양의 커피를 단 하루에 마셨던가 조금 의아스러울 정도가 되었어.
그때는 그래서 속도 자주 아팠고 너는 내 건강을 걱정했었어.

그러고보니 학교 근처에 잠깐 살았을때도, 내가 고열로 아주 앓고 있던 어느 밤
너는 직접 내가 살던 집에 찾아왔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있었어서 아주 몽롱해져 있던 터라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지하철 막차를 간신히 탈 수 있었을 그 시간에 죽을 싸들고 찾아와서 머리위에 수건을 놓아주었단 건 알아.
그나마 가까이 살고 있었다 손 쳐도
시간을 내서 친구를 찾아오는 건 바쁜 중에 간단치 않은 일이잖아.
그날도 너는 내 건강을 걱정했었네.

우리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었던 그날은
혼자 자리에 남아서 생각해보아도 알 수 없었던 그대로
시간이 흘러서 더이상 시비를 가릴 수 없는 일이 되었는데
여전히 떠올리면 문제를 비집어 생각을 전개할 수 있기는 커녕 그저 아프다.
너는 그후 그나마 마음이 편안해졌을까? 일하기 나아졌을까?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그때 네가 간신히 가졌던 것들을 내가 위협했다면 정말 미안해.
내가 의도치 않았더라도 네가 그렇게 느꼈던 것은 사실인거잖아.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어.
그래도 너도 알아 주었음 하는 것은
나는 부채감 털어내려 연말에만 너를 생각한 게 아니었어

요즘 어떻게 지내?
전처럼 먹는둥 마는둥 끼니 대충 거르면서 다니는 건 아니지?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셔?
한국 그렇게 말도 안되게 춥다는데 여름에도 쉽게 추워하던 네 모습이 먼저 선하다.
부디 속 깊은 걱정들을 들어줄 좋은 새 친구들이 네 주변에 있길 바래.
제발 건강하게 지내고.
너에게 닿지도 않을 편지를 쓴다.

내가

Jan 24, 2018

03 공공미술 기사 읽기 _ 제프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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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꽃다발'(Bouquet of Tulips)이라는 이름의 이 조형물은 거대한 손이 여러 색의 튤립을 들고 있는 12m 높이의 작품으로, 자유의 여신상이 횃불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제프 쿤스는 이 작품을 희생자들을 기리는 동시에 낙관주의의 상징으로서 파리 시민들이 테러라는 비극을 극복하는 것을 돕자는 의도로 디자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작품은 현재 독일에서 제작 중으로, 파리 도심의 현대미술 전시장인 '팔레 드 도쿄'와 인접한 파리시립현대미술관 밖에 설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서한에 서명한 이들은 해당 조형물을 "간접광고"라고 비난하면서 축구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나 바타클랑 극장 등 파리 연쇄 테러 현장과는 관계도 없는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번 조형물 제작 비용 300만 유로(약 39억3천만원)는 민간 후원자가 지원했지만,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으로 된 이 조형물을 지지하기 위해 지반을 강화하는 작업에는 세금이 투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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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pch6****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까 제프 쿤스라는 사람이 저 조각상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만 제공했고 프랑스 민간 단체에서 제작비용을 후원받아 독일에서 제작중임, 그런데 이 비용마저도 제작에 사용되는 게 아니라 설치장소의 지면 강화 작업 비용에 소모되고 있으며 예상비용보다 지출이 늘어나고 있음, 그리고 제프 쿤스는 자기 주변에다 이 프로젝트 사진을 찍어서 자랑하고 다니고 있는데 프랑스 사람들은 이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함(추모전시작품을 자랑스레 자신의 업적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는게 좋지 않게 보인다는 뜻인듯)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1&aid=0009830900&sid1=001
https://www.theartnewspaper.com/news/parisians-turn-their-noses-up-at-jeff-koons-bouquet-of-tulips

Jan 17, 2018

우울증과 불면증


요즘 아주 잠을 못자고 있다. 새벽 2~3시까지 깨어있는 것은 예사고,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과 SNS를 한없이 들여다보는 강박적인 습관까지 더해져 시야는 자꾸 좁아지고 아주 잡스러운 이미지들만 머릿속에 가득하다.
요즘의 나 자신이 드러내는 여러가지 행각들을 볼때, 어쩌면 누군가는 우울증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별로 그렇다는 생각은 안든다. 어떤 괴로운 일을 겪고 나서 그것에 대한 긍정적이지 못한 감정들이 올라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슬픔 내지는 절망 등등과 우울증이 구분되는 지점은 딱히 그러할 구체성있는 사건적 계기가 없는데도 발생한다는 것 아닐까? 물론 그 경과시간과 깊이에따라 당사자가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올 수 없고 오랫동안 이겨낼 수 없다면 그때부터는 좀 또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바라보는 내 경우는, 휴, 나로서 제대로 존재할 수 없는 한 나절을 보내고 나서 슬퍼하고 괴로워 한다는 판단이다. 나도 더 말하고 싶은데, 나도 더 의견내고 싶은데, 나도 그거 아는 티내고 싶은데, 나도 리드하고 싶은데 등의 욕구들이 제대로 충족이 되지 않는 하루는 퍽 길다. 언어문제는 생각보다 정말 괴롭다. 이러고 나서 어깨까지 움츠러드는 긴장이 풀리고 혼자 머무르는 시간이 생기고 나면, 나는 아무것도 (건설적인)일을 하고 싶지 않아진다. 쉬고 싶고, 그냥 이 상황에 대해서 충분히 힘들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당연한 것 아니야?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도. 두려움과 피로는 학습과 진전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견디기 쉽지 않지만.

한편으로 이럴 수록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느끼한 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데, 정말 그렇다. 온갖 현란한 잡스러움을 떨쳐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헤아리는 것이다. 하나님께 감격하는 것이다. 아주 적은 시간으로 해낼 수 있는 가장 건설적인 일. 그렇게 아프지 말자.

02 공공미술 기사읽기_데니스오펜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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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내부'는 완공 이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포토존으로서 오랫동안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 곳곳이 파손되고 녹이 스는데도 아무런 보수 작업 없이 방치됐다. 특히 2016년 10월에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입어 작품 곳곳이 손상되기까지 했다.

해운대구청 측은 지난달 작품을 철거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하고도 부산 미술계와 작품 선정 작업에 참여한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에 철거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작품 '꽃의 내부'의 저작권을 가진 데니스 오펜하임의 유족 측에도 사실 통보는 없었다.

세계 설치미술 거장 유작 '고철'로 버린 해운대구청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801160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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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하는 작가 입장에서도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람객 혹은 관리유지 책임자들도 그렇다는 게 확인되는 "무지무지 무시무시(김 모 교수님 인용)"한 뉴스… 특히 공공 조형물의 본질적인 특성상, 화이트 큐브 내 미술작품과는 다르게, 관객과 책임자(이렇게 적고 싶지 않지만) 문화적 수준이 하나의 주체로서 모아져 드러난 느낌이다. 

01 공공미술 기사읽기 _ Xabier Vei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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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술가이자 공항을 이용하는 한 사람으로서 아트공항에 바라는 점? 또는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 

예술가이자 한 개인으로서, 나는 많은 공항들이 슈퍼마켓이나 쇼핑몰과 비슷하게 변해가는 것이 안타깝다. 나에게 여행이라는 개념은 1960년대나 1970년대의 사람들이 생각했던 낭만, 호기심 또는 두려움과 같은 감정들이 공존하는 것이며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매우 긍정적인 감정 같은 것이다. 시대가 변했고 수많은 공항들이 최신 소비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특별한 ‘발견’을 원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술’이라는 아이덴티티는 인천공항을 가장 특별하고 독특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Q 작품 제작 방식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디지털 기술이 이 시대에 있기 때문이다. (Because it is there.) 현대미술가는 현대시대를 반영하는 예술가다. 그래서 그 시대에 있는 것, 그 시대를 반영하는 미디어를 사용한다. 때로 사람들은 아티스트를 과대평가하는데, 아티스트는, 동굴벽화를 그린 때부터 이집트 미술을 거쳐 오늘날까지,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에 있는 것을 사용할뿐이다. 미켈란젤로가 마블(대리석)을 쓴 것은 그 시대에 가장 쓰기 쉬운 소재가 마블이었기 때문이다. 60년대 미국의 팝아티스트들은 그 당시에 가장 흔했던 인쇄, 실크스크린 같은 것을 썼고, 그래서 그들의 작품을 강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나의 작품은 지금 이 시대, 디지털 시대와 관련이 있다. 내 작품이 지금은 디지털 시대, 컴퓨터, 소트프웨어와 같은 지금 시대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10년 뒤에는 내가 지금 쓰는 미디어가 올드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 때 가서는 올드라고 사람들이 좋아할 지도 모르겠다.


_자비에 베이앙 "이 모빌,인천공항 여객터미널 기준점 될 것", http://naver.me/xPCjBEU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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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조형물 세우는 일, 혹은 그 일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솔직한 얘기로 다소 무시 아닌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어느새 나는 공공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이 되어있고 그들의 글이 다르게 읽히기 시작한다.
무시라기보다는 무지에 의거한 깔봄 같은 것이라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이유가 없는 건 아니고, 정체되어 있는 듯한 조형물의 (보통) 어마무시한 크기와 현란함 위로 또 어마무시한 의미를 씌우는 듯한 느낌이 싫었기 때문.

Xavier Veihan 웹사이트에서 포폴을 바로 다운받아볼 수 있다. 제법 감동적이다.
그것이 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닿느냐 이전에, 작가가 무엇을 바라보고 있고 그 생각들이 정직하되 단단한지가 우선은 갖춰질 요소이려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