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4, 2018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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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ny Lim
6시간
컴퓨터를 켜고 앉아서 두 시간 동안 멍하니 딴 생각을 했다.
일을 하기 위해 마음을 잡으면 '나는 전문가야.'라는 태도로 모든 것에 임한다.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른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전문가에게 그것은 일종의 수치가 된다. 인생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평생을 부단히 노력하지만 누구도 전문가가 될 수 없다. 매순간 연습은 없고 애초에 목표 조차 없이 태어났으므로 우리는 우리의 인생이 성공인가 실패인가 하는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대부분 그렇게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몹시 소중한 것들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동시에 내겐 아주 귀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은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각자 인생을 살고 있다. 각자의 삶에 대해 누구도 어떠한 잣대도 강요할 수 없고, 조금 다행스러운 것은 적어도 그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다. 비록 전문가 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리고 영원히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해도 그것은 전혀 슬픈 일이 아니다. 전문가라는 직함은 사실은 모두 어떤 목적과 용도를 갖고 있다. 무엇무엇에 대한 전문가는 또 달리 말하면 무엇무엇에 대해서만 잘 아는, 그러나 조금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무엇무엇에 기대어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어떤 특정 분야로 부터 비롯된 사람인 것이다. 전문가는 없다. 그러니 전문가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조금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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