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14, 2018

논문읽기_ 공공미술의 공론장 기능과 역할, 김소은(서울대 협동과정 석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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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허버트 마르쿠제(HerbertMarcuse)는 생산성과 효율성의 논리가 지배하는 선진산업사회에서는 사람들의 비판 의식이 사라지고 체제 순응적 태도가 확산된다고 보았는데,그는 이를 “1차 원적 사회(one-dimensionalsociety)”라고 불렀다. 물질적 풍요와 획일적인 대중문화가 확산되는 “1차원적 사회”에서는 이성의 주요 기능인 비판이 마비된 체제순응적인 “1차원적 인간”이 양산되고 효율성이 절대적인 가치로 받아들여져 비판과 저항은 비효율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마르쿠제의 “1차원적 사회”개념에는 이전에 사회 변혁의 주체였던 노동자 계급을 비롯한 민중들이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사회 안으로 통합된 또 다른 구성요소가 되어 버렸다는 시각이 포함되어 있다.그렇기 때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민중이 아닌 다른 계층에서 변혁의 힘을 찾으려고 하였는데 부조리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현실을 초월하는 “상상력”이 특히 중요하다고 보았다.

마르쿠제는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등과 함께 프랑크푸르트학파를 구성하는 비판이론가로 분류되지만 그는 비판이론이 가진 한계를 지적하기도 하였다.그에 따르면 비판이론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개념을 갖고 있지 않으며 새로운 기대를 불러 일으키거나 성공을 보여주지 못하고,단지 부정적인 것으로만 존재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판과 부정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유토피아적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유토피아적 전망을 실현하는 데에서 “미학적 상상력”의 역할을 중시했다.

비판이론이 “상상력”, 특히 “미학적 상상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마르쿠제의 견해는 1970년대부터 나타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과 공론장으로서의 공공미술의 등장을 뒷받침해주기도 한다. 물론 예술영역은 기존 질서를 초월하는 유토피아적 의식을 간직하고 있으며 예술이 비판적 급진성과 해방성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것이라는 그의 믿음은 당대의 비관론에 비추어 볼 때 다소 과장된 면을 보여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의 개선 가능성과 삶의 실질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확장된 개념의 공공미술이 갖는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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