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너무 시끄러워서 밖을 쏘다니다보면 하루의 끝에 나는 종일 아무말도 하지 않았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세상은 너무 화려해서 밖을 돌아다니다보면 하루의 끝에 나는 벌거벗은 나의 몸을 더듬어 보게 된다
충분하다 못해 과잉인 세상이 나는 너무 버겁다
넘치다 못해 다시 배고파지는 세상이 이만 지겹다
더 조용한 곳
더 겸손한 곳
하나라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곳
내킬만큼 눈치보지 않고 가만 머무를 수 있는 곳
가다듬어지지도 못한 목소리를 주저없이 내어볼 수 있는 곳
너가 없어도 외롭지 않을 곳
생각하다가 자꾸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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