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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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앞에 선풍기 소리를 듣고 있다

피곤해서 눈은 침침해져있다

정리하기로한 자료는 아직도 중복되어 넘치고 스테이트먼트는 들여다보고싶지않아서

그런 내모습에 약간 실망중


배워야했을 그리고 써먹고 있어야 했을 언어를 나이가 들어서도 혼자 깨우치지 못한 것같은 기분 조금

고집 센 할아버지가 되어 너무 후대까지 살아남아 있는 기분도 조금

아니 어쩌면 실은 이제 막 태어나서 발가벗겨진 채로 바닥에 누워있는 건가 좀 오래 누워있는듯한데


그렇지만 이 일을 이 곳을 사랑하고 있다

암만 생각해도 다른 길 별로 생각지도 않는 이윤 여기를 사랑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만큼 막연할수도 명쾌할수도 없다


그렇담 있잖아

내 작은 옹알이 이 어물거리는 발화  몹쓸 소리말이야

누군가들에게는 귀기울이게되는 무언가가 될 수 있을까?

잠깐 서서 들어봐야겠다 하는 선택을 하게끔 만드는 뭔가가 될 수 있을까?

그게 뭔진 다 모르겠었는데 그래도 오래토록 마음에 남는 뭔가가 될 수 있을까?

말로 뭐라 해야할진 모르겠는데 먼저 꿍 가닿는 그런

어차피 모든 것 디테일하게 전달하고픈 욕심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코어만 틀리지 않는다면 그정도로만이라도 보여줄 수 있다면

생각이 참으로 한결같다.


작은 호흡을 여러번 무리없이 쉬고 싶은데

나는 자꾸만 숨을 굶긴다 굶기게 된다 숨쉬기를 어떻게 배운것일까 누구한테 왜


그러고보니

이제는 옛날이라고 말하는 얼마전까지만해도

내 글쓰기에는 온통 너라고 부르는 대상이 존재했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새삼 느낀다

두 발을 한줄로 모아서 앞으로 걷는 걸음만큼이나 생소하면서도

떼는 것 붙이는 것 모두 내 발이라는 거 아니까 그건 여전하니까

이렇게도 걸을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나는 하며

뭐 그렇게 살고 있다


그리고 얼마 뒤 나는 아주 멋진 사람에게서 모양이 없는 고백을 받았다

집 동네를 오가는 광역버스를 탈때마다 진심이 짓는다 라는 그럴싸한 카피라이트를 보곤 하는데

눈물을 흘린다



집전화기가 아주 얇은 바람에 흔들려서 그 접촉단자가 떼었다 붙었다 한다

그에 따라 삐룩 삐룩 소리를 내고

옆에 잠든 오빠의 콧숨 소리가 함께 들린다

늙은 개가 잠꼬대 속에 꾸룩 꾸룩 낑낑댄다


내일은 머리를 바짝 질끈 높이 묶고 서울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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