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26, 2015

꼭지


... 미국에서 세계로 퍼져나간 자기계발 이데올로기는 사회적으로 인프라가 잘 갖추어지지 않은 “미국이라는 특정한 환경”에서 탄생했으며, 자기계발을 권하는 사회는 “구조에서 개인으로 초점을 돌리게 만들고, 개인에게 무한 책임을 지운다는 점”에서 명백한 사회적 세뇌요, 책임 회피다. 지은이는 한국에서 자기계발서가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를 현재의 신자유주의 상황이 미국의 미개척 상황과 같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회안전망과 연대가 강화되지 않는 한, 불안 대신에 확신을 찾으려는 개별적인 노력이 ‘닥치고, 자기계발!’에 몰두하게 한다.
자기계발은 일개 사원에게 사장의 마인드를 갖게 하고, 무한경쟁을 내면화시키는 것으로 신자유주의에 알맞은 주체를 주조한다. 자기계발에 빠져들면 들수록 국가의 역할을 부정하게 되는데, 이 역시 신자유주의 이론과 정책이 선호하는 사고다. 자기계발 이데올로기의 또 다른 효과는 “새로운 유형의 지배계급이 자신을 드러내는 동시에 감추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신흥 엘리트(금수저)들은 날 때부터 3루에 가 있는데도, 자기 노력으로 거기에 갔다고 대중을 우롱한다. ‘자기계발’의 가장 흔한 미국식 표현이 ‘self-help’라는 것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_장정일 칼럼, 자기계발이라는 환상,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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