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데려왔는데, 내 방에
분명 너무 반가웠는데, 나는 어색해서
작디 작은 너를 몇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내려다보았었어
옆으로는 무시무시한 청소기 소리가 지나다녔고
그때 너는 아직 한참 꼬마여서
넌 목소릴 낼 줄도 몰라서 까맣게 낑낑 울었어
내 머리방울을 입에 한껏 물고 자랑하며 걸었어
쇼파 뒤로 아래로 숨바꼭질 실컷 했었어
몰랐는데 시간이 많이 흘렀던가봐
내 옆구리에 바싹 붙어 잠든 채
깊이 끙끙 우는 너를 본다
왜 너한테만 시간이 더 빨리 갔던 걸까
너는 이제 걷고 싶지 않대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안해도 괜찮대
밖은, 피는 꽃으로 지는 낙엽으로 코끝 애린 바람으로
그렇게 가득 차 있다고 보여줬어야 했는데
하루종일 싸돌아다닌 차가운 내 겉옷 한겹
그 스치는 냄새로만 그리고 문 닫는 소리로만
네 하루 네 기다림에 대답해온 것 같다
매일 나보다 다섯배는 빠르게 늙는 너가
단추구멍 같았던 눈으로 똑같이 나를 보고 있다
너는 매일봤는데 매일 예쁘구나
언제나처럼 잠들었다가 내가 모르는 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곳으로 멀리 떠날까봐
그렇게 너를 물끄러미 보고 있으니 알아서 눈물이 달린다
나는 그렇지 않았는데
너는 나만 있으면 행복해한다
첫날부터 지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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