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5, 2014

seeing 2



몇년 전 터너 상 수상자인 제레미 델러가 "우리가 말을 타고 출근하지 않듯이 요즘 미술가들은 그리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을 때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말을 확대해서 내 작업실 벽에 핀을 꽂아두었습니다. 내 생각에 분명 그는 사진이 회화를 대체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는 사진이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불가능한 일이지요. 델러의 발언은 순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지 않습니다. 나는 전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사진은 더 긴 역사에서 보자면 일시적인 상황변화일 뿐입니다. 이제 그 변화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사진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부터 다시 회화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포토샵은 사진을 손질하기 위한 것이고 그 결과물은 모든 사람을 똑같아 보이게 만드는 저 따분한 잡지들입니다.. 이제 모든 것이 균일해지고 다듬어집니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여섯 사람을 찍은 여섯 장의 사진이 있으면 그 사진들이 그 사람들을 모두 똑같이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년 후에 누군가가 그 사진들을 본다면,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 나는 심지어 지금도 못알아봅니다. 그런 사진들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얄팍한 시대에 대해 말해줄 것입니다.

...사진이 비록 우리에게는 궁극적인 현실로 보인다 할지라도 사진 자체는 구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드로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사물들을 그럴듯한 공간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드로잉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바로 그런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합니다. 디지털로 수정한 사진들이 대개 그렇습니다. 그런 사진 속 공간은 그럴듯하지 않습니다. 디지털은 모든 것을 바꾸었습니다. 요즘 나는 그 출처가 무엇이든 어떤 종류의 사진도 믿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에 대한 특정한 종류의 언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컴퓨터로 그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디지털 아트는 대부분 손을 사용하는 것을 부인하는데, 어쨌든 그리 흥미롭지 않습니다.

..고갱과 반 고흐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사진이 지배하게 됩니다. 반 고흐는 사진 촬영을 위해 자세를 취하려 들지 않았습니다만, 그 이후로 다른 모든 예술가들을 찍은 사진이 존재합니다. 이는 예술가들이 사진가를 위해 포즈를 취해주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반 고흐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진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내 추측으로는 그는 세계가 사진처럼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점에서 나는 그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이 실제를 포착한다고 믿고 있지요. 사진은 실제를 조금은 포착하지만 그렇게 많이 포착해내지는 못합니다. 반 고흐는 그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보기에 반 고흐의 작품과 세잔의 작품이 세계를 보는 인간의 시각과 보다 가깝습니다. 세잔이 부그로가 정직하지 않다고 언급했을 떄, 그는 우리는 그런 식으로 보지 않는 다고 말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우리는 대상의 위치를 의심하는, 보다 세잔적인 방식으로 봅니다.

From <photography and drawing>, Conversations with David Hockney, Martin Gay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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