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5, 2014

돌아가는 길

새까만 하늘에 비가 또 퍼붓는다

오늘은 우산이 없는 내 친구를 바래다 주었다

엄마가 알았으면 여자애가 별짓이다 혼구녕이 났을까

어깨가 젖고 발이 젖고 다리가 젖고

빗방울에 서로가 타기라도할까 옥신각신 했다

자기는 매일 데려다 주었으면서

미안해 미안해 한다. 우스웠다.


벌써부터 그리운 내친굴 뒤에 두고

아파트 단지 앞 좁다란 길을 돌아나오는데

하얗게 까맣게 온세상이 정전이 되었다가

커다란 고동소리가 뒷통수를 울린다

모든걸 없애버릴 것처럼


축축한 적갈색 보도블럭

그러고보니 이런 날 이런 밤 그 때 너가 그랬다

나를 좀더 믿어줄 수 없겠느냐고


횡단보도 앞에 서서

가로등 아래 빛나는 주황색 점선들을 올려다 보았다


오르막 계단 끝자락에는 꼭 숨이 차서 그만 서버리고 싶다

그치만 가려면 계속 딛어야 하고 

딛으려면 멈추길 선택하면 안된다

우는것도 별 도움 안돼


가로등 아래 빛나는 주황색 점선들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신호등 불이 바뀌었고

엄마한테 혼나러 가기로 한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