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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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디자인학과를 나왔지만, 학생 때 공통으로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입니다. 한국적인 디자인을 찾기 위해 태극 문양, 처마 밑 형태, 기와 생김새, 한복의 곡선 등을 살피죠. 그러나 ‘한국적’인 디자인은 정해진 포맷이 없어요. ‘배달의민족’만큼 한국적인 디자인이 있을까요? 한국 사람만 이해할 수 있고, 한국인만 디자인할 수 있는 디자인 말이에요. 실제 외국 사람들은 저희가 만든 광고나 문구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낯선 문화, 낯선 콘텐츠일 뿐이죠. 저희의 디자인은 현대 한국적 디자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어요. 우아한형제들은 그런 점에 자부심이 큽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디자인의 핵심은 한글의 묘미입니다. 어휘를 통한 해학, 풍자, 위트, 중위적 표현의 말장난이죠. 이를 비주얼로 표현하기보다 감성적으로 느끼게끔 하는 것이 포인트예요. 저는 올해로 15년 차 디자이너가 됐습니다. 여러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다른 스타일의 작업을 했지만, 중요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디테일은 기본이고 ‘예쁜 걸 디자인할 것이냐, 사랑스러운 걸 디자인할 것이냐’죠. 예쁜 것과 사랑스러운 건 엄연히 다릅니다. 대부분 디자이너는 예쁘게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디자인이 타인의 감성에 들어갔을 때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고려하지 않아요. 저는 후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디자이너 김봉진, 디자인 정글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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