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6, 2015

4월


언뜻 마치 이 모든 것이 원래부터 복잡하고 답이 없었던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사실은 정답을 받아들이지 않고 본질을 부인하는 삶을 살고 있기에

아니면 말로만, 모양으로만 흉내내며 살고 있기에

많은 것들이 어질러져 있는 걸 목격할 뿐이다. 불필요한 데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고 있을 뿐이다.


흘러가는 예쁜 것들을 붙잡지 못해 나는 자주 슬퍼했었다.

사람이 많이 모인, 화려한 곳을 많이 알기는 해도 기웃기웃거리기만하다 마음만 지쳤다.

이 때 내일 시들어 사그라들 들꽃들만치 나역시 한 사람 몫 얼마 겨우 살다가

사라질 그런 존재란 걸 깊이 생각할 때

나는 되려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자명하게 알게 되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소리를 듣겠다.

나의 시청자를 제대로 바꾸겠다.

나를 부르는 그 소리를 듣고 차분히 고분히 발을 뗄 것이다

무엇을 어디로 누구와 함께 갈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듣는대로 걷는 일 자체로 나에게는 충분하다.


이 길

함께 가자

함께 가자

우리 함께 가자

빨리 가려면 혼자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우리오빠가 그랬었다